부녀 세 사람은 가는 내내 침묵했고 효진은 한바탕 싸움을 벌였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피곤했는데 피까지 흘려 점점 고개를 옆으로 떨구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 대하여 강한 통제 능력이 있었는데 지금처럼 자는 둥 마는 둥 한 상황에서도 옆으로 기댈 지언 정 봉국공에게 기대지 않았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피가 묻은 얼굴에 드리웠고 피가 묻은 그 얼굴은깨끗한 봉선화의 얼굴과 현저한 대비가 되었다. 그녀는 하얀 얼굴이 아니었는데 병이 든 듯한 창백함이 있어 보는 사람에게 처량하고 고집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마차가 흔들거리며 그녀의 머리가 마차의 창문 모서리에 부딪쳤고 몇 번을 부딪치니 그녀는 불편한 듯 눈썹을 찌푸리더니 몸을 옹크리고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꽈리를 틀고 있는 아기 뱀처럼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