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부진호의 부모님은 억울하게 연루돼 타카노와 몇몇 집안의 희생양이 되었다. 급기야 마지막에는 비명횡사까지 당하셨다. 이런 전례가 있으니 그들을 다시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지금, 심재림이 신중하게 움직이려는 것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부진호의 말대로 걱정이 많을수록 상대방은 오히려 더 거리낌 없이 행동하기 마련이다.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니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후손들도 간사한 자들에게 끌려다닐 운명을 피할 수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