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슬 좋은 다정한 부부의 모습이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그 모습이 시종일관 그렇게도 거슬렸다. 얼굴에 짓고 있던 웃음마저 부자연스러워진 느낌이었다. 나는 그제서야 재인이 왜 이 자리를 피했는지 알 것 같았다. 차마 볼 수 없는 상황을 목격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기란 너무 어려웠다.
반면 하지준은 이야기꽃을 피우며 젠틀하게 행동했다. 겉모습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심지어 사진을 찍는 젊은 여기자들이 참지 못하고 그에게 눈길을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