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웃다가 울어버렸다.
“그래서 뭐? 이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나는 그 사람이랑 함께 하려고 존엄 따위는 진작에 버렸어. 난 다 상관 없어. 나를 사랑하든 말든 뭔 상관이야?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면 되는 거지. 그 사람이 나랑 결혼한다고 했으면 무조건 할 거야. 당신은 효은 씨에 대한 것으로 나를 탓하면 안 돼.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인연이라는 게 있잖아. 그 사람과 심은호 사이의 인연은 이미 끝이 난 거야. 아무리 두 사람이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다 상관 없어. 이미 하차한 사람들은 결국 서로의 행인이 될 뿐이야. 앞으로의 길은 내가 심은호랑 함께 할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