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여준은 오윤희를 태우고 임연아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오윤희도 홀로 가는 대신, 오미숙을 불러 함께 식장으로 갔다. 장례식장에 들어간 오윤희는 한눈에 임해운을 알아보았다.
그는 그녀를 등지고 임연아의 영정사진 앞에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예전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무척 수척하고 폭삭 늙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오윤희는 마음이 쓰렸다. 비록 임해운은 어려서부터 그녀에게 부친의 의무를 다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들은 피를 나눈 가족이었다. 오늘 눈에 띄게 수척해진 임해운을 보자 오윤희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