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염은 꿈을 하나 꾸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두 개의 꿈이었다. 첫 번째 꿈은 그녀가 기억이 생기고 나서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일을 돌이켜 보았다. 엽군림과 만나고 결혼하고 군이가 태어나기까지... 과거의 추억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눈앞에 펼쳐졌다.
또 다른 꿈은 희미한 것이었다. 허정걸의 실험은 마지막 단계에서 뭔가 문제가 생긴 듯했다. 그 순간, 그녀의 눈앞에 눈부신 빛이 비쳤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빛이었다. 눈을 떠보니 흐릿한 그녀의 시야에 노인 한 명이 들어왔다. 털털한 모습, 아니 꾀죄죄한 모습의 노인이었다. 하지만 시야가 흐릿한 탓에 얼굴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윤곽만 얼추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