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산은 완전히 폭파되어 불바다가 되었고 연기가 자욱히 껴 있었다.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구룡산에는 더 이상 살아 있는 것도, 온전히 보존된 사체도 없었다. 모두 폭파되거나 불에 타버린 것이다.
대하국의 가장 기쁘고 자랑스러운 날이 다시 가장 슬프고 비통한 날로 바뀌었다. 엽군림이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엽군림의 몸 상태가 평소 같았다면 사람들은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고,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했다. 대하국 국기를 구룡산 정상에 꽂은 것은 그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힘이었다. 그러니 몇 번이나 계속된 폭파 속에서 그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죽음은 기정사실화 되었고, 사람들은 믿을 수 없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