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예능 첫 방송
오피스텔에 돌아간 후 윤혜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로그인하는 김에 비밀번호도 바꿨다.
전에는 그녀의 인스타그램은 김성훈이 관리했었지만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았다. 한두 달에 한 번 인스타그램을 업데이트할 뿐 운영은 하지 않았다.
거의 자신의 비난인 댓글 창을 본 윤혜성은 놀라지 않았다.
그녀를 욕 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세준과 김시우의 팬들이다.
과거에 그녀와 이세준 둘만 밖에서 밥을 먹다 파파라치에 찍혀 폭로됐지만 그 둘은 죽마고우라는 것을 사람들이 밝혀냈다.
이세준의 팬들은 그녀가 자신들의 ‘남편’에 붙어서 인기를 얻었다고 욕을 했다. 그러면서 그녀한테 자신들의 ‘남편’을 꿈도 꾸지 말라, 감당할 수 없는 존재라고까지 했다.
이 역시 그들의 연애 관계가 공개되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더욱 심하게 욕을 먹었을 것이다.
김성훈은 소속사를 통해 해명하지도 않았고 그녀가 제기했지만 그에게 거절당했다. 그때 그녀는 소속사를 떠날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이런 팬들과 언론에 대해 이세준은 냉정하게 처리했으며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세준은 이 일 때문에 그녀는 연예계에 맞지 않는다며 은퇴할 것을 권장하며 당시 그녀와 한판 싸우기도 했었다.
윤혜성은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우습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이 바로 그녀의 죽마고우이자 남자 친구다.
그녀가 욕먹고 오해를 당하고 있는 동안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해명도 하지 않고 보호도 하지 않는다면 이건 명확하다. 그녀는 죽마고우에게 붙어서 그를 이용하여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다.
김시우의 경우 한번은 그가 그녀와 함께 춤을 추게 됐는데 역시 파파라치에게 몰래 찍혀 공개됐다.
그 후 그의 팬들은 그녀를 욕하며 그녀가 파렴치하게 김시우를 유혹한다, 빌붙는다고 말했다.
그녀가 의자왕이 되려 한다고 욕하면서 한편으로는 영화제 주연상을 탐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김시우를 유혹하는 지조 없는 여자라고 했다.
그녀는 이것 때문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그녀는 김시우더러 해명하라고 했지만 너만 떳떳하면 됐지 해명해 봤자 덮어 감추는 꼴이라며 그들의 관계를 널리 알릴 필요는 없다고 했다.
김성훈 역시 다른 사람에게 해명을 도와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다.
두 형제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으므로 그녀는 자기가 나서서 해명할 수도 없었다. 스스로 해명 할수록 점점 엉망이 되고 욕도 더 많이 먹었을 것이다.
얼마 후 김성훈은 김서윤을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쇼핑하면서 가방도 들어주고 계산도 해주었다.
이를 본 사람이 몰래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김 씨네 형제들과 김서윤은 본명을 쓰지 않고 모두 어머니 성 서씨를 사용했다.
서 씨 성을 가진 스타와 매니저, 감독이 적지 않아 김 씨 남매 관계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때문에 김서윤 역시 김시우의 팬들로부터 공격을 받으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 김시우는 바로 나서서 해명을 했다. 인스타그램에 김서윤을 욕 한 사람들을 저격하기도 하고 물론 그들의 남매 관계도 공개했다.
김성훈도 바로 홍보팀에 명령을 내려 두 사람의 관계를 밝혔을 뿐만 아니라 또 김서윤과 김시우의 깊은 남매의 정을 함께 보여줬다.
윤혜성은 이 일로 김시우와 김성훈과 점점 소원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킴앤씨 엔터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다만 실현하기도 전에 납치되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작팀은 공식 인스타그램 피드를 업데이트했다.
윤혜성은 김시우가 올렸던 인스타그램을 삭제하고 예능 공식 인스타그램 피드를 올렸다.
이변이 없는 한 댓글에는 두 신비한 남자 게스트에 대한 궁금증과 추측, 최고 스타인 김시우가 특별 게스트로 변신한 것에 대한 놀라움 외에 그녀에 대한 악플이 대부분일 것이다.
[뭐라고? 여자 게스트에 윤혜성이 있다니. 제작진이 저희를 놀리는 거 아닌가요?]
[이 게스트들 중에서 현재 윤혜성이 레벨이 가장 낮고 인기도 가장 적은데 제작진들 뭘 하는지 모르겠네. 이런 사람을 불러오다니.]
[십중팔구는 어떤 관계로 게스트 기회를 가진 거겠지. 예를 들면 스폰서가 도와주는 거.]
[맞아, 윤혜성이 꼬시는 걸 제일 잘하잖아.]
[어머, 설마 우리 우블리를 꼬시러 온 건 아니겠지?]
김시우의 팬들은 그를 우블리라고 부른다.
[나는 윤혜성이 프로그램에서 우블리한테 붙어서 우블리의 인기에 빌붙을 거로 추측해.]
[그건 너무 징그럽다. 우블리는 특별히 여동생을 돌보기 위해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건데. 제발 우리 우블리한테 빌붙지 않았으면.]
[다른 게스트들 모두 이견이 없지만 윤혜성에게는 정말 관심이 없어.]
[비주얼은 너무 좋아. 1년 전에 윤혜성의 연기를 너무 좋게 봤는데 왜 인기가 없는지 모르겠음.]
[윤혜성은 최근 1년 넘게 별로 활동도 하지 않고 모든 정력을 어떻게 하면 톱스타, 톱영화배우를 사귈 수 있을까에 집중하고 있는데 어떻게 뜰 수 있겠어?]
[누가 알아? 윤혜성의 얼굴이 자연산인지, 예전 사진이나 영상에 필터가 너무 많아서 생얼을 본 적이 없어.]
[우블리, 버텨야 해. 절대로 윤혜성의 꼬임에 넘어가지 말고 당신은 당신의 천사 동생만 잘 데리고 있으면 돼.]
이어 윤혜성을 욕하는 외에 또 김서윤의 칭찬도 이어졌다.
마음씨 착하고 온화하고 귀여운 천사 여동생 등.
윤혜성은 댓글을 보자마자 김성훈이 마케팅팀을 동원해 김시우를 위해 이미지를 세탁하게 한 것임을 알아챘다.
이런 댓글을 본 네티즌들은 김서윤에 대해 호기심을 가졌다. 어린 천사 여동생 김서윤은 방송 시작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물론 윤혜성도 관심을 받긴 했지만 그녀는 반대이다.
윤혜성은 자신에 대한 댓글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현재의 열기와 위치로 악성 댓글에 대응하면 오히려 더 비참하게 욕을 먹을 것이며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사지 못할 것이다.
시청자의 호감도를 높이려면 예능을 얼마나 잘 살리느냐를 봐야 한다. 인기 실력에 따라 위상과 발언권이 결정된다.
인스타그램을 폐쇄하고 윤혜성은 다른 몇몇 게스트의 상세한 자료를 찾았다. 윤혜성은 자신을 위해 몸을 추스르는 동시에 예능 준비를 했다. 이 기간에 이세준은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로 그녀와 연락했다. 그러나 윤혜성은 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전화를 끊어버렸다.
김시우도 그녀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그 역시 차단했다.
일주일 후 예능 <제로부터>가 첫 방송됐는데 이것은 첫 번째 야외 리얼리티 쇼이다.
또한 제작진은 어떠한 뷰티 필터도, 어떠한 대본도 없이 리얼하게 만들겠다고 보증했다.
게스트들이 각 지방에서 녹화가 있는 도시까지 오면 제작진이 차를 배정하여 목적지까지 데려갔다.
목적지는 한 외진 산골 마을이었다. 시내에서 마을까지 차로 다섯 시간 넘게 걸린다.
윤혜성이 제일 먼저 마을에 도착했다.
그녀의 차가 도착하자 본격적으로 생방송이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은 사전 홍보가 잘돼있고 감독이 유명할 뿐만 아니라 두 명의 미스터리 게스트와 신선한 남매 조합이 있었기에 첫 라이브의 시청자 수는 점차 늘어 얼마 안 가서 백만을 초과했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피부가 도자기처럼 하얗고 몸매가 늘씬한 윤혜성은 오늘 연핑크의 운동복을 입고 옅은 화장에 포니테일을 했는데 사람들에게 젊고 아름다우며 활력이 넘치는 느낌을 주었다.
생방송 화면이 들어가자 시청자들은 윤혜성이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는 모습을 보았다.
[어떻게 첫 게스트가 제일 싫어하는 윤혜성이야, 보기 싫어.]
[이건 아마 급에 따라 하는 거겠지. 윤혜성은 급이 가장 낮잖아. 급 높은 게스트들은 모두 마지막에 나와.]
[윤혜성 보고 싶지 않아, 나는 우블리와 그 여동생이 보고 싶어.]
[윤혜성 같은 사람은 참가해서는 안 돼.]
[와, 뷰티 필터 없이 윤혜성 비주얼 완전 죽인다.]
[윤혜성 완전히 내 마음속에 들어옴.]
윤혜성의 팬들은 대부분 비주얼 팬이다. 홍보 영상을 보고 생방송을 보러 왔는데 모두 모니터 앞에서 열광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외모는 정말 미쳤다.]
[나는 이 언니의 외모가 좋아. 윤혜성이 프로그램에서 이상한 짓을 하지 않는 한 나는 윤혜성의 팬이 될 거야.]
김시우와 김서윤의 팬을 제외한 다른 게스트의 팬들과 네티즌들도 윤혜성의 외모에 놀랐다.
그녀의 첫인상은 ‘이 언니 너무 예쁘다’라는 것이었다.
이어 몇 대의 차량이 도착했다.
위에서부터 인기 가수 임미현, 2등급 배우 송예연과 실력파 배우 소진이 차례로 내려왔다.
이미미는 오늘 스포츠 의상을 입고 있다.
송예연은 롱스커트를 입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소진은 온화한 아우라를 뿜으며 차에서 내린 후 웃으면서 먼저 세 여자 게스트에게 인사를 했다.
윤혜성도 웃으며 깍듯이 인사했고 동시에 다른 두 여성 게스트와도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임미현은 미소를 지으며 회답했고 주동적으로 그녀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누었다.
송예연은 웃음으로 인사했지만, 윤혜성에게는 냉담함이 있었고 그리고 약간의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다.
곧바로 또 차 한 대가 왔다.